Learning : 자기 계발/Work : 개발자로 살아남기

이직에 대한 고민. 현회사 vs 새회사 비교

륜:-) 2021. 1. 1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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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싸인까지 한 오퍼를 가지고 고민을 하기는 늦었지만ㅠ

 

사직서를 제출할 시기(미국은 보통 퇴사 2주전에 통보한다) 가 점점 다가올 수록, 나 진짜 잘 하고 있는건가? 퇴사 얘기는 어떻게 하지? 새로운 회사에 못간다고 얘기해야되나?! 하루에 수십번도 넘게 고민하고있다.

 

이런 날 보고 누군가 회사들의 장단점을 적어보면 생각 정리가 될거라며 추천해줬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더 모르겠는건 뭘까 ㅜㅜ

  현회사   새회사
회사 대형 투자은행. 소위 BB (Bulge bracket) 라고 불리는 곳. < 금융 데이터 회사.
테크 회사라고도, 금융회사라고도 하는데, 지금 회사보다는 테크에 더 가까울듯.
성장 기회 공채로 들어와서 그런지 내가 성장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위말해 키워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
올해 감사하게도 승진도 되었지만 업무는 크게 바뀌지 않을듯. 
팀장급 선배가 2월 - 5월 까지 육아휴가를 간다. 우리 부서에서는 그 자리를 나로 메꿀려고 계획하고 있다. 아마 더 큰 책임감을 경험하고 더 많이 배울 기회겠지..

시기상... 승진 하자마자 + 선배 육아휴직 가자마자 퇴사하게되면서 욕을 한바가지 먹을듯 하다! 
사직서를 어떻게 제출할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난 정말 오래 살것 같다 ㅋㅋㅜㅜ

> 경력직을 성장 시켜주려나. 여기도 이미 신입때부터 키워주고 있는 사람이 있을텐데 치이지 않을까란 걱정.
지금은 내가 이끌고 있는 플젝도 좀 있는데, 이직해서 리드급이 되려면 최소 1.5년은 기다려야될듯.
그나마 직급체계가 flat 한 회사라서, 승진에 대한 부담이 없다. 

적응이 쉽지 않을수도. 재택근무가 지속되는 한, 새로운것을 배우는데 차질이 많이 생길것 같다. 그나마 사람 잘 안짜르는 회사라서 가자마자 짤릴 걱정은 안해도 되서 다행. 
업무 기술 스택 : Python, C++, Cassandra, Hadoop.
투자 은행들은 기술적으로...특화되었다고 할까? 좀 폐쇄적이다.
예산도 있고 규모도 있으니 데이터 센터도 직접 짓고,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다보니 보안 때문에 클라우드도 GCP/AWS/Azure 같은걸 못쓰고 다 직접 만든다.
개발자로서 조금 꺼려지는 환경.

3년짜리 프로젝트가 끝나간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밀려오는 요구사항을 처내기 바빴는데, 이젠 안정화, 최적화, 사용성 등, 좀 더 기술적으로 재미있고 창의적인 일을 시작하게 될 시점이긴 하다.

근데 작년부터 계속되는 Hiring freeze 때문에 사람을 못뽑고 있어서 일이 넘나 많다 ㅜㅜ 내가 나가면 남은 사람들이 더 힘들긴 하겠지만...
< 기술 스택 : C, Pearl 에서 Python, C++, Solr, Cassandra, Kafka 로 이전하는 중.  
대부분 Public 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다른 회사 서비스나 오픈 소스에 거부감이 덜한편.. 인듯 하나, 가서 봐야 알듯. 개발자로서 다룰 수 있는게 많을수록 좋긴 하다.

2-3년 짜리 프로젝트인데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하니 입사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면서 배우기에 좋은 타이밍이다. 
기술 스택도 달라서 새로운걸 배워나가는 재미도 있을듯. 물론, 아직은 어떤 업무를 맡게될지 미지수.

워라벨이 좋은 회사라고는 하는데, 팀마다 다를듯. 


대우 연봉은 언제나 내가 원하는 만큼 오르지 않는다 ㅋㅋ
의료보험, 401k, 임직원 할인 등의 베네핏은 비슷하다. 
<< 지금보다 조건이 좋다. 연봉협상은 역시 승진보다도 이직이다.
아침이랑 간식을 제공하는 회사!
부서 현재 뉴욕/ 시카고/ 홍콩/ 런던/ 인도에 120명 정도 있는 부서.
24시간 돌아가는 팀이라서 바쁘게 돌아간다.

아무래도 부서가 큰 편이라 톱니바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 60명 모두 뉴욕에 있다고한다. 지금보다는 작은 팀이니까.. 조금이나마 유연하지 않을까? 

금융회사 특성상 메이저 마켓 (뉴욕/ 런던/ 홍콩)을 다 커버해야되서 여기도 바쁘게 돌아갈 듯.
매니저/팀원 지금 매니저랑 같이 일한지 3년정도 되어서 편하고 손발도 잘 맞는다.

지금 부서에서의 내 입지도 꽤 괜찮은 편이다.

다만...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이직하고 평생 직장 개념이 없는 편. 5년전이랑 지금이랑 부서사람들 비교해보면 40% 정도가 새롭게 들어온 사람들이다.
>> 면접때도 느꼈지만 부서장이랑 팀장이랑 핏이 나쁘진 않을것 같다. 지금 회사에서 나를 뽑아줬던 예전 부서장이랑 비슷한 느낌인데....어쨌든 가서 새로운 사람들이랑 맞춰가는게 쉽지는 않을듯. 
회사 위치 미드타운. 출퇴근이 용이하고 주변에 맛집이나 볼거리가 많았다. = 미드타운. 출퇴근 시간이 한 5분정도 줄어들것 같다.
기타 영주권 프로세스를 작년 중순에 시작해서, 2년정도 있으면 나오긴 한다. >

영주권 프로세스를 아예 처음부터 새로 시작 해야해서 1년정도 늦어진다.
입사후에 회사가 마음을 바꿔버리면 조금 곤란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모험이긴 하다

 

 

일이 바쁘고 힘들땐 퇴사 욕구가 사무쳤지만! 이성을 붙잡고 하나씩 적다보니 오히려 미련이 남는다. 

나 꽤 괜찮은 회사에 다니고 있고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어서 감사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형성 되었던 관계들과 쌓아온 평판, 그것들에 기반한 기회들을 두고 나가기가 솔직히... 망설여진다. 이제와서 왜이러지

 

2지망 회사라서 그런가? 만약 좀 더 잘 준비해서 1지망에 합격했더라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승진 결과가 나오기전 - 6개월, 혹은 1년전에 이직을 했더라면 좀 더 가뿐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을까?

영주권을 받는게 우선이라던데 나 괜한 모험을 하나?

나 연봉에 불만있던거 아니였나? 이직하면 희망연봉 맞춰준다는데 왜 이렇게 고민하지?

의외로 나한텐 연봉보다 마음 맞는 팀/매니저랑 일하는게 더 중요한가? 아니면... 나를 신뢰하고있는 매니저의 분노, 혹은 실망하는 눈빛을 받아내기 두려워서?

 

 

편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불편해도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리라 다짐했지만... 이번 이직은 솔직히 타이밍도 살짝 아쉽고, 득과 실도 비슷해서 굳이 이 번거로움을 감수해야되나 싶기도 하다 ㅎㅎ

아직 이직하는게 서툴러서 그런거겠지? 무엇을 더 고려했어야 되는걸까?

다음엔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