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연말 여행도 취소하고 이번 크리스마스랑 연말은 집에서 조용히 보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
S 언니 덕분에 오전부터 근처 사는 지인들과 함께 모이게 되었다. 다들 디저트 한가지씩 들고 모여서 거창하지 않은 점심을 시켜 먹으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뉴욕에서 살고있다는 것 말고는 모두 나이, 직업, 성향과 배경이 다르지만, 성탄절에 모여 한 해를 돌아보며 나눔을 하는게 참 뜻깊었다.
새해 다짐도 나누고, 올 해 감사했던 일들을 나누니 여지껏 보잘것 없다고 생각했던 2021 년이 참 풍성해보였다.
올 해 감사했던 큰 일들을 기록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 이직, 건강
올해 초에 이직을 했다. 이전 직장이었던 투자 은행에 다닐때는 근무 시간 때문에, 강도 높은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이 많이 악화 되었었는데, 새로 입사한 회사는 참 다행히도 공무원 처럼 다닐 수 있는 회사였다. 사람들도 훨씬 나이스하고, 워라벨을 중요시 하는 분위기가 입사 할 때부터 느껴졌다.
게다가 입사 첫날부터 재택근무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회사나 팀 분위기, 업무까지도 파악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기에 꿔다놓은 보릿자루와 같이 몇달이 지나가버렸지만 이런 어려움을 이해해주고 인내해주는 팀원들이 있었다.
팀 분위기 탓일까, 아니면 번아웃이 와버렸던걸까, 이직하면서 하루도 못쉬고 입사해놓고는, 몇달을 쉬엄쉬엄 다니면서 재충전의 시간으로 땡겨 써버렸다. 덕분에 건강은 많이 회복이 되었지만, 아마 내년부터는 눈치 챙기고 열심히 일해야 할것 같다. 혹자는 이런 환경에서 성장이 느릴 수 있다고 걱정할 수 있겠지만, 팀원들도 너무 좋고, 지금 나에겐 조금 쉬어가며 내 자신을 챙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어서 딱 맞는 업무 환경이 주어진것 같아 감사하다.
# 인간 관계
2019년 12월은 연예인 마냥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12월 한달에만 15번의 약속이 있었고, 매일 저녁 지인들과 만나며 즐겁고 뜻깊은 연말을 보냈다.
그러나 2020년, 2021년은 조용히 보냈다. 코로나를 지나오면서 정리가 되버린 인간 관계들이 참 많았고, 여전히 인맥 관리에 힘쏟는 지인을 보면서 나 이렇게 좁은 인간 관계를 지향해도 되는것일까;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인맥을 과시해야만 (혹은 좁은 인맥이 드러나버리는) 하는 순간들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걱정도 문득 들었지만... 그래도 남을 사람들은 남고, 돌아올 사람들은 돌아오고, 나를 알아봐주고 다가와 주는 사람들이 생기더라. 넓고 얕은 인간관계보다 1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사이에서 더 깊은 대화와 생각들이 오갈 때가 있는것 같다.
의외로 느슨하지만 진한 관계들이 많음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꽤 있었다.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있는것에 감사
# 가족, 금전적 여유
코로나 와중에도 가족들을 보러 비행기도 타고, 의미있는 시간들도 보냈다.
보통 내던 가격의 2배에 근접한 돈을 내고 구한 비행기 표였는데, 돈에 대해 큰 걱정 없이 기꺼이, 기쁘게,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용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비행기표가 부담이 되서 한국에 못 다녀오는 지인들도 보았는데, 여유가 있어서 나름 감사하다.
'Living : 소소한 일상 > Daily : 일상, 신념과 잡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09.13 Quiet Quitting (0) | 2023.09.14 |
---|---|
2021 정산 + 2022 새해 다짐 (0) | 2022.01.03 |
2021.07.18 성장에 대한 고찰 (2) | 2021.07.19 |
2021.02.02 승진 발표 (0) | 2021.02.03 |
2021.02.01 One day of fame (2) | 2021.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