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Trade Center 와 World Finance Center (Brookfield Place)
# 인턴 시작한지 5주.
10주짜리 인턴이니까 이제 반 끝났구나.
다음주에 mid-term review 도 해야하고, 매니저의 매니저와 점심을 가장한 면담도 잡혀있어서
다른사람들 다 휴가내고 쉴떄 출근하면서 생각정리했던 하루.
아무리 미국이라도 살기 빡빡한 뉴욕, 그중에서도 인정머리없는 월스트릿.
짧다면 짧은 4년 경력중에 이렇게까지 stress-free 한 환경에서 일해본 기억은 없다.
미국식 인턴은 수습사원정도 되는터라 좀 많이 뺑뺑이 돌림당할줄 알았는데, 의외다.
물론, 유급인턴이니까 작은 deliverables? 성과물을 내보여야하는건 당연하지만, 인턴에게있어 크게 기대치가 높지는 않은것 같다. 사실, 직원들을 그렇게 닥달하거나 하는 환경 자체가 아닌듯.
잠깐 집중해서 그때그때 급한일들만 잘 처리한다면, 나머지 시간은 완전 노터치.
할일만 잘 하고 있으면 근무시간중에 자리를 비우던, 인터넷 뉴스 찾아보던 상관자체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정직원들보면 집에서 근무해도, 칼퇴해도, 내킬때마다 휴가써도 되는 환경 - 휴가낼때 양해조차 구하지 않는다. 나 오늘 휴가 낼래. ㅇㅇ. 끝.
한달 남짓 인턴하는동안, 출근하고보니 매니저가 휴가였던 상황이 한번 이상있었다 ㅋㅋ
# 급여는 나름 만족하면서 다닐만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3년차때 받던 월급보다도 많은 인턴 월급.
30% 가까지 달하는 미국 세금을 감안하더라도 세후 급여가 더 많다 ㅎㄷㄷ
처음 오퍼를 들었을 때 놀라기도, 내가 이렇게 받아도되나 떨리기도 했었는데,
막상 일하다보니 내가 그래도 seasoned professional 이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고생 고생하면서 플젝 뛸적 부장님이 나중에 피가되고 살이되는 좋은 경험이라고 했었던게 이제야 실감된다.
한발 더 나아가서, 다른 직원들 일하는거 보니, 괜히 우쭐해져서는 나정도 경력이면 좀 더 불러볼만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듯.
누구는 imposter syndrome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때, 나는 자존심/자만심이 충만해서 큰일이다.
# 근데 어떻게 보면 남한테 지기 싫어하는 내 성격, 회사에서 이것저것 활개(라고 쓰고 사고라고 읽는ㄷㅏ..)치면서 다니는 업무 스타일, 일단 밀어부치고보는 대책없는 리더쉽, 내 개인주의적인 성향 등, 미국, 특히 뉴욕에서의 회사생활이 나름 잘 맞는다.
좋다. 감사하다.
# 해외생활을 아무리 오래했어도, 언젠가는 한국들어가지 않을까 - 란 생각을 쭉 해왔었는데..
그래서 뭔가 희망을 놓치 않으려고 발악했었던거 같은데.. 뭔가 그럴 이유가.. 의미가 없어졌다.
현실이 아닌 과거에만 연연해하구, what if / then 만 생각하느라 현재를 즐기지 못했던 지난 1년.
의미없는 고민은 놓아버리구 내 페이스로 다시 돌아가는중.
퇴근하고 수영도 다니고, 뮤지컬도 보러 다니고, 취미생활도 하고, 느긋하게 여름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고민거리가 계속 생기겠지만, 지금 이 순간엔 그래도 내가 내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을만큼 대견하다.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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