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ing : 자기 계발/Grad School : 석사유학

미국 석사 유학 - 학비 조달 편 (부제 : 저축과 부업으로 27살에 9천만원을 만들다)

륜:-) 2021. 1. 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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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얘기가 많이 포함되는 포스팅이 될것 같지만,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미국 유학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적어본다. 미국 유학은 펀딩을 받으면서 박사과정을 위해 가거나, 외부 장학금을 받아서 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줄 알았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유학 자금을 모아가는, 자비로 유학하는 옵션도 있다.   

 

 

# 원래 석사 유학 계획따윈 없었다. 

사실 난 대학교 재학 당시만 하더라도 석사 진학은 고사하고, 미국까지 유학하고 오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대책없이 살았었는지ㅋㅋ 정말 취업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도 걱정도 없이 대학 생활을 허비했었던것 같다.

물론, 마음 깊은 속에는 믿는 구석이 있기는 했다. 지금 돌아보면 아찔하지만,

- 아시아 국가이지만 영어권 나라에 거주하고 공부하면서 영어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고

- 어쩌다보니 공대를 졸업했고

- 무엇보다 10년전쯤 내가 대학교를 졸업 할 때만해도 지금만큼 취업난이 심하지 않았던것 같다

요즘은 고스펙 지원자들이 넘쳐나지만 당시 20대 초반의 머리로는 크게 욕심 안부리면 먹고 살 걱정은 없다는 계산을 했었나보다.

 

그리고 4학년 가을/겨울에 동기들이 하나 둘씩 유학 준비를 시작 할 때만해도, 그렇게 뛰어나지 않는 내 성적으로는 대학원 진학, 게다가 미국까지 유학을 가는것은 언감생심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친했던 동기는 학부생 때 이미 정부 기관에서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미국 탑스쿨 석사로만 지원을 하고 어드미션을 가뿐하게 받았고 ㅎㄷㄷ 다른 동기들도 일찌감치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좋은 성적과 만들어 놓고 추천서를 써줄 교수님들과 컨택을 했더라. 이런 동기들의 스펙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 누군가 평범한 성적으로도 대학원 진학을 할 수 있단것을 알려줬더라면 조금 더 빨리 유학을 오게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재정적인 부담도 있었다. 1년에 1억씩 쓴다는 학비와 생활비는 어린 나이에 천문학적인 액수로 느껴졌다. 물론 여전히 큰 액수임에는 분명하나 대학생이 생각하는 1억과 30대 직장인이 생각하는 1억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 4년간 저축으로 8천 만원 - 월급, 상여금, 출장비

대학교를 졸업하고 정말 다행히도 영어하는 공대생을 찾는 회사를 들어갔다 ㅋㅋ

 

초봉은 3천만원 정도였는데, 부모님댁에 거주하면서 생활비가 많이 들지 않았고, 같은 해 출장이 많은 회사로 이직하면서 출장비도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직장생활 4년간 크게 사치를 안부렸더니 첫해에는 천만원 조금 넘게 저축을, 연차가 쌓이면서 연간 2천 만원 정도 저축했던것 같다. 

 

그리고 은행 상품에 한해서 돈을 굴렸다. 재테크에 이렇게 소극적일 수 밖에 없던게, 금융위기 때 부모님 또는 주변에서 주식과 펀드가 반토막 나는걸 보면서 어린 마음에 주식은 절대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하는 영역으로 구분 지었던것 같다. 기껏해야 적금 풍차돌리기로 이율을 최대화 시키고, 펀드로 소소한 수익을 내는 정도였지만 어느새 티끌이 모여 동산이 되었다. 27살, 비교적 사회 초년생이던 내게도 목돈이 생겼다. 

 

 

# 부업으로 1천 만원 - 과외, 통역, 번역, 블로그 수익, 구매 대행.

글을 적으며서 생각해보니 난 부업을 이것 저것 했었다 ㅋㅋ 워낙 어릴때부터 경제관념이 투철했고 돈흐름에 관심이 많았나보다. 

 

새내기때부터 시작했던 과외도 있었고, 대학생활 내내 시급이 꽤 되는 박람회 통역 알바도 알음알음 들어왔다. 

요즘은 자동화가 많이 됐을 수 있지만 ㅎㅎ 고등학생때부터 짬짬히 했던 번역은 내가 하고싶은 만큼 받아서 하면 되는거였고, 회사를 다니면서 기업 교육용 자료 등의 대형 요청을 받으면 학생인 동생에게 외주를 주었다. 한 번은 둘이서 이틀 밤낮으로 번역하고 백만원 넘게 받아본적도 있었다. 이젠 체력이 달려서 못한다. 

직장인이 되어서는 구매 대행에 재미를 붙여서 쏠쏠한 수수료도 받아봤고, 수익형 블로그로 한달에 $500도 넘겨보았다. 미국에 오게 되면서 세금 문제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정리했지만ㅠ 경제적 자유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엿 볼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어쨌든, 이것저것 호기심으로 시작했던것들이 모두 꾸준한 수입을 벌어다 주어서 20대 초중반에 생활비로도 사용하고 유학 자금에 조금 보탤 수 있었다. 

 

 

# 예상 학비와 실제 학비의 차이

직장생활 4년차로 접어 들고 뒤늦게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되었다. 그리고 조금 늦은감이 있었지만, 미국 유학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미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동기들은 석사과정을 마치고 직장을 잡아 정착해서 좋은 성공 사례가 되어주었고, 사회 생활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다보니 대학원 진학에 대한 거리감이 좁혀졌다. 그리고 대학생에게 까마득해보이던 유학 자금도... 어느덧 내 손으로 어떻게든 마련해볼법한 금액이 되어있었다.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예상 학비와 생활비를 볼 수 있는데, 내가 입학할 때만 해도 1년치 예상 학비가 $38,000 정도했다 (지금이랑 만불!!정도 차이난다). 석사 프로그램이 4학기 짜리였으니 한학기에 2천만원 조금 넘는 금액이었고, 내가 가진 돈으로는 학비는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나중에 깨달은건, 홈페이지에 올려져있는 예상 금액은 그 단과대 안에있는 모든 전공을 고려해서 넉넉하게 잡은 비용이더라는것. 내가 어떤 수업을 듣고 몇학점을 듣는지에 따라서 많아지기도, 적어지기도 해서,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하는 학점을 찾아보고 직접 계산하는게 조금 더 정확하다.  

 

 

학비가 가장 높았던 2015 봄 학기

 

 

가장 적은 돈을 냈던 2016 봄 학기

 

 

 

 

# 사실, 내가 가지고 있던 돈으로 학비는 모두 커버되었지만, 생활비까지 커버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아마 1년정도 더 일을 했더라면 적당했을 것 같았는데, 넉넉하지 못한 유학 자금을 두고 1년을 미룰까, 뉴욕이 아닌 소도시로 갈까 고민하는 나를 보며 부모님께서 감사하게도 조금 보태주시기로 하며 유학 생활동안 필요한 자금은 모두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전 포스팅에 설명했듯, 유학을 하는 와중에도 생활비를 벌 기회가 생각보다 많았다. 다행히도.

2020/12/29 - [Learning : 자기 계발/Grad School : 석사유학] - 미국 석사 유학 - 생활비 조달 편 (부제 : 조교와 인턴 월급)

 

 

# 목돈을 만드는것도, 다 써보는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직장 다니며 저축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도 1억 가까운 목돈을 만들수 있었다. 재테크까지 잘 한다면 더 빨리, 더 많이 모을 수도 있다. 

사실 20대 때 주변 직장 동료들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월급 받아서 여행경비, 외식비, 꾸밈비 등으로 쓰기 바빴다. 물론, 사람마다 성향도 다르고 소비가 주는 행복도 무시할 순 없지만... 내가 미국으로 유학간다고 했을 때 동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게 '그렇게 큰 돈을 어떻게 마련했어?' 류의 질문이었던걸 돌아보면 조금 안타깝기는 하다.

아무튼. 목돈을 단기간에 모아도 보고 더 짧은 시간안에 한 푼도 남김없이 다 투자 라고 쓰고 탕진이라고 읽는다ㅋㅋ 해본 입장으로, 돈을 모으는것보다도 어려운게 잘 쓰는 거더라. 하지만 지갑을 열기전에 이 돈을 이보다 잘 쓸 수 있을까? 라는 질문만 한번씩 해봐도, 나중에 꼭 필요한 지출이나 투자를 앞두고 돈 때문에 망설이는 일은 적어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