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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들 이북 리뷰] 인생의 큰 그림, 더 빅픽쳐 | Douglas Kennedy

륜:-) 2013. 8. 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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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 Picture | 더 빅 픽쳐


Douglas Kennedy |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2011년 출판되었으며, 작년 한국에서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올랐던 책.


젊은나이에 월 스트릿에 있는 대형 로펌에서 성공했던 벤 브래드포드,


사진 작가로서 하룻밤새 스타덤에 올랐던 게리 서머즈,


천재적인(?) 재능은 있으나 연줄이 없다는 이유로 지방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조용한 삶을 사는 앤드류.


책 자체는 스릴러로 분류되는것 같은데, 나에게 있어 더 빅 픽쳐는 같지만 다른 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내 삶을 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책이었다.


로펌의 파트너라는 사회적 지위와 억대 연봉, 아름다운 부인과 건강한 두 아들들과 살았던 벤은, 미국 주류 상류층(WASP를 수차례 강조)의 삶을 누리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가 바랬던... 다른 사람들이 꿈꾸는 그런 삶을.


그러나 완벽해 보였던 그의 생활은 소위 '보여주기'임에 불과하지 않았던것 같다.


실상은 아름다운 부인과의 진실되지 못했던 결혼생활, 열정이라고는 없었던 사회생활, 취미생활이라고 하기엔 선반위 전시용이었던 고가의 카메라와 장비, 그리고 멋진 몸매를 뽐내기위한 운동과 고상해보이는 음반 컬렉션으로 만들어진... 굳이 정의하자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완벽해보이려는 강박 관념에 시달리며, 그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모습에서 자기만족을 찾을려고 하나 항상 마음 한켠이 허전한.. 껍데기만 남아있는 삶이었다고 볼 수 있을것 같다.


글렌 골드가 연주한 바흐를 들으면서 런닝머신 뛴다는 부분을 보고 얜 뭐지.. 싶었다 ㅋㅋ 분명 멋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오버스럽단 인상을 심어주는 느낌이었다. 상세한 묘사 굿.


아르마니 양복과 버버리 코트를 걸치고, 한병에 200만원을 호가하는 소비뇽 와인을 마시며, 연봉 2억 이하인 사람과는 대화를 안섞는다는게 자랑인 이웃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사람들이라고 해서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의 삶에 대한 목적의식이 있는게 아니란걸 알게된다. 돈이 전부가 아니란것을. 돈도 못채워주는 부분이 있는것을.

게리는 기회는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른다는것을 잘 보여준 케이스인데.. 기회라는건 웃기게도 원하는 사람, 피하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 속성(?)을 잘 표현해주었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사람이 잇지만 똑같이 뒤로 넘어져도 떡접시에 코가 닿는 사람도 있는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것은, 주어진 기회는 준비된 사람만이 활용할 수 잇다는 것. 그러니 이루고 싶은것이 잇다면 꿈만 꾸지말고 그에 합당한 실력과 준비를 해놓을 것.

앤드류는 이 사회에서 사람들이 받는 불평등한 대우를 묘사한 캐릭터 같았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연줄이 없는 사람들에겐 사회는 냉정한 시선만을 보낸다는 얘기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무리 능력이 되는 인재라도, 회사나 개인에게 이득을 가져다 주는 존재가 아니라면 발벗고 나서서 그 사람을 이끌어 지지는 않는다는 씁쓸한 메세지가 담겼다고나 할까. 현재 사회에서 소위 인기가 많은 사람들이 비단 능력만으로 그런 위치에 올랐을까. 분명 그 사람을 이용함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힘을 부정하기는 어려울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고상하고 고귀한척은 다 하지만 개인의 욕심만 채우기 급급한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나라고 그랬던적은 없었을까. 라는 질문을 자신한테 던지게 될지도 모른다.

엔딩은 조금 허무한 반전으로 끝난것 같기는 한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여운을 남기려고했던 작가의 의도같기도 하다. 읽는 내내 '더 빅 픽쳐'라는 제목에 의문이 들었었는데, 완독을 하는 순간, 그 뜻이 다가왔다... 라고나 할까.

"The big picture" 를 직역하면 "큰 사진" 이지만, 의역하면 "큰 그림", "넓은 시야" 정도가 된다. "숲" 이 가장 적절한 비유이겠지. 한국에서 출판했을 떄 영어로된 제목을 번역하지 않고 그래도 도입한건 아마도 저 제목에 들어있는 pun 을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서겠지.


"큰 그림" 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만큼이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있어 성공, 돈이나 인기보다는 사랑하는 가족, 자기주도적인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와 만족, 그리고 그 안에서 찾는 소소한 행복이 중요하단 깨달음을 선사해준 책이었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것일까. 바꿀 수 있다면 어떤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걸까. 돈이 많지만 허무한 인생이냐, 유명하지만 불안함에 떠는 인생이냐, 후회는 있겠지만 소소한 행복을 찾는 인생이냐. 같은 사람에게도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식은 굉장히 다양하다. 단지 그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만 질 수 있다면 내가 정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